[Book] 우리가 사랑한 한국 PC 게임

 

1994년도에 처음으로 제 컴퓨터가 생긴 이후, PC게임은 항상 제 취미 생활의 3순위 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으로 받은 486DX4 100MHz에는 - 물론 당시 시대상황으로 봤을 때 100% 불법복제였겠지만 - 삼국지 무장쟁패(Sango Fighter)라든가 고인돌(Prehistorik)이라던가가 설치되어 있었고, 구입선물로 받은 건잠머리 게임나라1번 CD는 비록 한두판하면 끝나는 셰어웨어(shareware)였지만 엄청나게 많은 게임을 접할 수 있었지요.

이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의 패키지 게임시장의 황혼기에 접어 들때까지, 여러가지 게임을 다양한 경로로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온라인 게임이나 스팀을 비롯한 ESD로 넘어가면서 당시에 했던 게임들은 어느새 '고전게임'이라는 딱지가 붙게 되었고요. (그래도 2000년대 중반까지는 용산 도깨비 상가 같은데 가면 주얼이든 중고 패키지든 매대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것도 없어진 것 같아 아쉽습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본 책은 약 반년 전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서 진행되었던 펀딩입니다.

1992년부터 2004년에 이르기 까지 '한국 PC 게임'에서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되는 게임 94선을 엄선하여 패키지 사진과 플레이 화면을 간단한 소개와 함께 구성한 책으로, 중간중간 칼럼과 인터뷰를 넣어 당시 게임업계의 분위기나 에피소드 등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3D 맵에 2D 캐릭터의 아기자기한 그래픽. 이 조합은 이후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트리 오브 세이비어로 이어집니다.

 

받아보자 마자 제가 플레이 해본 게임들은 과연 몇 선이나 실려 있고 소개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먼저 살펴보고, 당시 여건상 플레이는 못해봤어도 게임잡지에서 봤다던가 친구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알게되었던 게임들을 뒤져보며 간만에 추억을 되새겨 봤습니다. 리스트에 오르지 못한 게임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제가 알지 못했던 게임과 칼럼 등은 이제 천천히 읽어 봐야 겠지요.

 

광고만으로도 충격과 공포였던 '토막: 지구를 지켜라'. 그래도 OST인 '그댄 정말 정말 메롱'은 명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텀블벅의 프로젝트 소개페이지에도 비슷한 말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게임史에 이런 책이 한권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프로젝트 계획을 보자마자 조금의 고민도 없이 질렀습니다.(^^;;) 저 같은 분들이 많으신 건지,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모인 금액이 목표액의 2697%나 되더군요. 그 시기에 즐겁게 게임을 했던 게이머들께서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으셨나 합니다.

 

텀블벅 프로젝트는 종료되었지만, 서점 판매도 예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정이 맞지 않아 펀딩을 놓치셨던 분이라면 서점 판매본을 기다려 보심은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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